끝까지 찾지 못한 잃어버린 물건에 대해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물건을 잃어버린다. 운 좋게 곧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찾지 못하여 다시 사는 경우도 살면서 한번 쯤은 경험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물건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집이 크거나 작은 것은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듯 하다. 물론 집이 크면 더 찾을 곳이 많아서 고생을 더 하겠지만 말이다. 나 또한 살면서 많은 물건을 잃어 버렸는데 끈질김이라고는 눈을 뜨고 찾아볼 수 없는 성격 때문에 잃어버리면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거기다가 어렸을 적에는 학습지 숙제를 하기가 너무 싫어서 안보이는 곳에 쑤셔 넣은 다음에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종종 했다. 나를 담당했던 선생님은 아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나는 문제아 같은 기질이 충만했다. 초등학교를 사립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한테 자주 매를 맞았고 그래서 그런지 학교라는 곳은 창살 없는 감옥 같았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유를 만끽하였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거지같은 환경이 나한테는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물론 그럼에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은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어서이다. 나는 미련하다고 느끼는 것이 어떤 것을 사고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욕구는 넘쳐났지만 곧장 흥미를 잃고 잃어버려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새 것에 대한 욕구가 넘쳐 났다.

중학교 2학년때는 기울어진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사달라고 떼를 썼는데 공부해서 성적이 좋아지면 사준다는 말에 진짜로 성적을 잘 받아서 컴퓨터를 얻어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마치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대가를 치루지만 그것을 얻어내면 바로 식어버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컴퓨터에 대해서만큼은 무척이나 애지중지했다. 마치 그 컴퓨터가 잘못되면 당장 큰일나는 것처럼 컴퓨터는 반드시 내가 소유해야되는 귀중한 보물과 같았다. 그래서 부모님이 컴퓨터 학원에 보내기도 했지만 학원에서의 내 성적은 보잘 것 없었고 단순히 노는것만 좋아했었다.

며칠전에 책을 읽어보니 소유한다는 것은 오히려 그것에 나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버리거나 팔아서 소유한 물건들을 떠나 보내야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안쓰는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중고에 팔아서 새 주인을 찾아주었다. 이제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옛 주인인 나 대신에 새 주인과 함께 즐거운 모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같은 곳에 두기라는 전략을 제시하였는데 방법은 이렇다.

  1. 같은 곳에 보관하기
    차키나 현관문 열쇠는 현관 근처에 열쇠고리를 만들어서 항상 눈에 띄게 하면 출근 할 때 시간 낭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일기예보를 보고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하면 마찬가지로 우산을 현관 문 앞쪽에 미리 놔두면 다음날 비를 맞으며 스스로를 탓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 보관함 만들고 범주 만들어서 분류하기
    보관함을 만들거나 구매해서 잡동사니 서랍을 한번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크게 범주를 만들어서 (예를 들어 필기구, 그외 사무용품 등) 각각의 보관함에 보관하면 잃어버릴 확률도 줄일 수 있고 매번 찾는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3. 고장나거나 더 이상 안 쓰는 물건 버리기
    고장나서 나오지 않는 볼펜 등은 되도록이면 버리도록 하자 나왔다가 안나왔다 왔다갔다 해서 미련을 두다 보면 보관함에는 온통 그런 펜들밖에 없어서 뭐 하나 쓰려면 이펜 저펜 써보느라 시간만 잡아먹을 것이다. 그리고 고장난 전자제품도 오래돼서 수리가 불가능할 거 같으면 그만 버리도록 하자 미련을 두고 가지고 있어 봤자 짐만 되고 정신만 괴롭힐 뿐이다.

어떤가? 솔깃한가?

마이클 잭슨도 생전에 본인이 소유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 리스트를 하나하나 다 작성했었고 심지어 물건 리스트를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두었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번쯤 관심 가져볼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나 또한 실생활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그 이유는 정리한다는 것이 굉장히 많은 정신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서다. 나의 경우는 그걸 정리하느니 차라리 여기에 글을 하나 더 쓰는 것이 더 정신적으로 이롭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수 없이 물건을 잃어버리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나는 별로 건드리지 않아도 정리해 주는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은 안 쓰이지만 혼자 감당해야 되는 사람들의 경우는 한번 정리를 함으로써 복잡한 뇌도 같이 정리를 하면 삶이 더 윤택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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