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때에 대해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마침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끝마침은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서 끝마침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끝마침을 것이다. 만약에 어쩔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끝을 맞이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보통 그 결과가 좋지 않다. 그래서 사업이나 일을 시작했을 때는 계획을 세워야 되는 것이고 그것도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는 것은 로또를 사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될 것이고 처음에는 만만한 일도 여러 변수들에 의해서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물론 운이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운은 그저 단발적인 운에 불과하지 그것이 결코 수십 번씩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은 본인이 어떤 일을 했을 때 별다른 계획 없이 성공을 하게 되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본인의 실력이 좋아서 그렇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으로 처음의 성공이 결코 지속적인 성공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잘못된 방법을 스스로에게 적용 시킨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운이 작용해서 대학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입학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운과 인맥 등이 작용해서 회사도 갔었지만 나 스스로 본인의 실력이 좋아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착각을 했던 것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근데 왜 주제가 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던 것에 대해서 인데 계획과 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느냐면 끝을 아는 것은 어떤 인생을 사느냐에 따라서 시작이 똑같아도 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를 매우 하기 싫어해서 어떻게서든지 공부를 덜 하려고 땡땡이를 많이 쳤었다. 어찌 되었든 대학은 가야 되었기에 대학을 가기 위해서 수능공부는 좀 했었지만 수능점수는 그렇게 좋지 않은 점수를 맞았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처음 지원했을 때 대기번호 200번대였는데도 불구하고 합격을 하였다. 다른 아이들이 높은 학교를 지원했고 거기서 경쟁이 치열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원래 공부를 싫어 해서 그런지 대학을 가고 나서 술 먹고 노는 것에 빠져서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 마치 내 실력이 있어서 대학을 왔기 때문에 언제든지 졸업은 문제가 없고 취직도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2학년때까지 성적은 밑바닥을 찍었고 학사경고를 3번 먹고 군대에 입대를 하였다. 군대도 체중 초과로 인해 안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가는 것을 선택하였다. 그렇게 2년간 군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를 할 생각은 전혀 안하고 어떻게든 군 생활을 편하게 할까만 연구하면서 2년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군 생활의 끝이 왔고 그것은 매우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전역하기 100일 전부터 모든 병장들은 자기 관물대에 탁상 달력을 하나 놓고 하루씩 지워가면서 전역일을 기다린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기 때문에 군대에서 끝이라는 것을 매우 확고하게 알고 시간이 가지 않는 거에 한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마치 남들이 그러니까 나 또한 전역하면 창창대로의 앞날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 착각을 했었더랬다. 마치 군 생활도 잘 해 냈으니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착각을 했었다. 그렇게 아무런 발전 없이 군 생활의 끝을 마쳤다.

그 이후에 다시 복학을 하니 아니나 다를까 온갖 최악의 학점들이 내 앞에서 멍청한 나를 질타하였고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서 공부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위기감을 느꼈었다. 친한 친구들의 성적과 비교하니 나는 졸업도 불투명할 지경이라서 그러한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 그렇게 열정 넘치는 대학 생활을 하다보니 매우 괜찮은 성적을 쟁취할 수 있었다. 절대 불가능 할 거 같았던 A+도 연달아 휙득하였다. 그럼에도 워낙에 처참한 성적을 1학년과 2학년때 만들어 놔서 많은 부분에서 재수강을 해야했고 그렇게 힘겹게 방학에도 수업을 들으면서 3학년 내내 성적을 매꾸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였다. 그러는 와중에 아버지께서 미국으로의 어학연수를 가라고 하셨다. 마침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경험하는 것도 맘에 들어서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그렇게 대학교를 휴학을 해놓고 도피성 어학연수를 떠났다.

어학연수를 가서는 별다른 계획 없이 어학연수를 가서 그런지 그냥 즉흥적인 여행을 많이 다녔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PC방 처럼 놀 만한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놀거리는 저녁에 파티하면서 술먹는게 전부였다. 그렇게 일주일에 3,4번은 놀면서 술먹는 것을 계속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술을 안 먹는 날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술을 먹고 하는 영어는 매우 유창하게 잘 되는데 막상 학원에 가서 말을 하면 말이 잘 안되는 상황이 계속 되었고 그렇게 계획없이 있다보니 1년을 미국에서 보냈다. 어학연수가 매우 발전적이고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술 파티와 여행에 거의 모든 시간을 쓰고 공부에는 별 달리 노력을 하지 않아서 남들 같은 수준의 영어 실력 만을 만들어 놓고 어학연수를 끝냈다.

그렇게 다시 복학을 하게 되었다. 한참을 놀다가 복학을 하니 공부가 잘 안되어서 자꾸 딴생각이 나고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4학년 두 학기는 별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을 끝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었을 때의 점수는 내 예상보다 훨씬 못 미치는 점수를 취득하였다. 워낙 공부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졸업을 하는데 오히려 개운하다는 생각만 하였다. 그렇게 뭔가 배운다는 것과 교육이라는 것은 내 인생에서 끝이라는 멍청한 생각과 함께 졸업을 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서 취직을 하게 되었을 때도 그냥 시키는 일만 하면 월급은 나오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였는데 가자마자 뭔가를 외우고 공부를 해야 되었고 그마저도 대충 하는 시늉만 하다가 일을 하니 그 성과가 좋을 리가 없었다. 내가 맡은 직무 자체도 뭔가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직무가 아니라서 대충 하다보니 매달 말일이 되면 마감문제도 쓸데없이 밤을 새야 되는 날이 한달에 3일씩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쥐꼬리만한 월급에 밤도 새는 거지같은 직장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거기에다 직장상사의 상사가 내 직속상관의 부정을 나에게 물어보면서 내 직속상관이 부정을 저지르면 나 부터 자르겠다는 협박을 당하고 나니 회사 자체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 안 그래도 일 하기 싫은데 잘됐다 싶은 생각에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오게 되었다. 이때의 끝마침은 별다른 계획 없는 끝마침이었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다른 어떤 회사도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선뜻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대기업에만 문을 두드렸었다. 물론 대학 성적도 그저그런데다가 노력을 안하는 내가 대기업에 들어갈리 만무했다. 그렇게 자기합리화만 하면서 몇년을 백수로 뒹굴었다.

혹시라도 본인의 이야기인거 처럼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계획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 최소한 끝은 본인이 계획한 대로 끝을 맺고 다음의 새로운 시작도 같이 보증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인생을 살아보니 계획 없이 사는 인생은 위태로운 외줄타기와 같아서 언제 낭떨어지로 떨어질지 알 수가 없다. 끝을 맺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본인의 의지 하에 그리고 확실한 계획 하에 끝을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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