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지금 당장 인터넷에서 대한민국의 자살율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OECD회원국 중 불명예스러운 1위에 등극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985년 조사가 시작된 당시는 자살율이 높지 않는 국가 중에 하나였던 반면 지금은 리투아니아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OECD국가 37개국 중에 1위라는 타이틀은 의미심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유명연예인 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나 교수, 종교인을 막론하고 자살 소식을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살이라는 것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이벤트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분명 자살은 본인 스스로를 죽인 살인행위일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악영향을 주어 남은 가족들이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심지어 따라서 자살을 하는 경우도 빈번해진다. 이처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은 가족을 병들게 하고 나아가서는 사회를 병들게 한다.
2020년 7월 10일 0시경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는 7월 9일인 전날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행방불명이 된 상태였다. 그가 서울의 미래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열심히 일을 하던 시점에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였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조사가 들어가려고 하던 찰나에 행방불명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에 고인이 되어 발견되었다. 이 얼마나 참혹한 사태인가? 한 나라의 수도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가진 인물이 성추행 혐의로 당한 고소 하나로 인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러고나서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더러운 스캔들에 휘말린 서울시장이 죽다.’와 같은 자극적인 타이틀의 뉴스를 내보내면서 한국의 자살사태에 대해서 다시금 조명하였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를 들며 정치인이나 유명인사들은 고소를 당하거나 명예에 큰 오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자살을 한다는 의견을 더하였다. 이를 보면서 외국에서 본 한국의 인식이 자살공화국으로 묘사되는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얼마전에도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전 세계에 여러 번 기사화가 되었던 것까지 더해서 아마 한국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더라도 자살하면 한국 뉴스가 많이 인용되니 한국이 자살공화국인가 하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었다. 한국의 연예인들의 자살이 유달리 이슈화가 되는 이유는 그만큼 한류가 세계화가 되어 외국에서 한국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혹시라도 자살 소식을 계속 접하면서 외국의 한류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살은 분명히 말하지만 살인행위다. 자신을 죽인 살인행위인 것이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일하고 죽고 나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되기에 고인이 살아생전에 어떤 잘못을 저질렀던 간에 어떠한 송사에 휘말리던 간에 모든 것이 종결되고 수사는 종료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인권변호사로써 법에 대해 잘 아는 당사자들이었다. 소송을 당한 당사자들이었기도 하고 그 와중에 자살을 한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이 얼마나 무책임한 죽음인가? 잘못을 하였으면 그것에 대한 벌을 받고 잘못한 것이 없다면 끝까지 싸워서 결백함을 증명하는 것이 정의가 아닌가? 아이러니 한 것은 살아생전에 정의를 울부짖던 두 정치인의 마지막이 죽음으로써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그들이 말하던 정의를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고 그들을 지지하던 지지층을 철저히 외면하고 영원히 그 상황에서 도망친 비겁자에 불과한 것이다. 아직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지지층의 일부는 자살이 아니라 타살일 것이라는 헛된 망상에 빠져서 음모론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다. 전 박원순 시장은 사망 후 경찰에서 사망원인을 조사하던 중 타살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자살이라고 판단하여 사건을 종결하려고 하였는데 혹시 의혹이 있으면 유가족의 동의 하에 부검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유가족 측에서 원하지 않아서 그대로 장례절차를 밟기로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지지층의 일부는 사망원인이 자살이라는 것을 믿지 못하고 어떤 음모에 휘말려서 타살 등으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믿고 있다. 더 나아가서 최초 전 박원순 시장을 고소했던 전 서울시장 비서관에 대해서 맹 비난을 할 뿐만 아니라 살인자라는 타이틀까지 뒤집어 씌우면서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다시한번 살인의 종류가 여럿 있다면 자살도 그 중에 하나이다. 피의자는 자살을 한 당사자이고 피해자는 자살을 한 당사자와 그 유가족이다. 그리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유명인이나 고위정치인은 사회에 갈등과 분열 그리고 자살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큰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일반인의 자살보다 더 많은 죄를 짓는 것이다. 누군가 옆에서 자살을 하려고 한다면 당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막아야 한다. 주변 사람의 자살은 그 사람 뿐만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이니 이를 유념하여 우리 모두 자살을 조장하는 문화를 뿌리뽑고 유명인이나 정치인의 자살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판을 해야만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비난 받을 짓을 한 자는 자살로 도망쳐도 끝까지 비난하고 비판해서 누군가 자살로 도망칠 생각을 하더라도 감히 따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한다.